[자녀 교육] 아이에 대한 믿음과 감사

2020. 8. 8. 17:15자녀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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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에게 믿음을 갖자!

  2020년은 중학교 2학년 첫째의 사춘기로 더 힘든 시간을 경험했다.  첫째는 작년 10월부터 친구들과 놀면 밤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

 주변 지인의 조언에 따라 따끔하게 혼을 내었고 아이에게 일찍 집에 오는 것에 대해 수십 번의 약속을 받았지만, 귀가 시간은 더 늦게 되었고 약속을 어긴 아이에 대한 분노만이 마음속에 가득 차게 되었다. 이로 인해 아이에게 불평불만을 자주 쏟아내었고 체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결국, 4월에 아빠가 사과하기 전에는 집에 오지 않겠다고 하며 금요일에 아이가 집을 나갔다. 가출 둘째날이 돼서 아이에게 전화 연락을 취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았다. 몇 분 간격으로 계속 전화를 해도 수신이 되지 않았다.

  머리속에 온갖 상상이 맴돌기 시작했다. 아이가 갈 만한 동네 PC방을 다 찾아봤고 구석구석 돌아봤지만 아이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항상 같이 만나는 아이 친구들에게 전화해도 가출 후 만나지 않았다는 답변만 듣게 되었다.

 '아뿔사! 내가 무슨 일을 한 것지?' '아이가 잘 되길 바라면서 아이를 망친 것인가?' 마음속에서 수많은 자책과 후회가 반복되었다.  

  월요일 새벽에 112를 통해 경찰에 가출신고를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침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출근을 했는데 일을 할 수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했을 무렵 경찰서에서 아이의 행적을 찾고 있다고 친절하게 연락을 주었다.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조퇴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아이를 알고 지내는 학교 형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의 가출 소식을 듣고 후배들과 찾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집에서 연락을 기다리시면 된다고 했다.  평소 우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편견으로 불신을 했던 아이였는데, 직접 전화통화를 해보니 내가 만든 상상 속의 불량스러운 아이가 아닌 자신감과 당당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였다. 왠지 모를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다행이 아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고, 불량 친구들인지 알았던 나의 불신도 사그라들게 되면서 아이에 대한 믿음의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가출 이후 지금도 물론 아이와 다툼이 있지만, 아이가 흔들리면서도 스스로 길을 찾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니 최악의 상황으로까지는 가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아들이 그린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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